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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중국

코로나19 바이러스, 원격 업무 플랫폼 및 AI 기술을 통해 중국 경제 되살리는 BAT, 화웨이, 바이트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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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지난 번에 다룬 중국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IT 기업들의 온라인 교육 지원 내용에 이어 IT 기업들의 원격 업무 지원 및 자사 기술 공유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이 한 국가에서 발생한다면 무엇부터 신경써야 할까요? 당장에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일 것입니다. 호흡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 특성상 외출 자제를 요구하거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마스크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급하고 있는 것도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 중 하나입니다. 증상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죠.

여기서 잠깐, 바이러스 확진 여부를 파악하는 키트, 마스크 핵심 재료인 필터,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원료는 어떻게 생산하고 공급할지 생각해봅시다. 간단하게 보자면, 공장이 운영되어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고 적절한 공급을 위해 유통이 원활해야 할 것입니다. 즉, 기본적으로 국가 경제가 잘 굴러가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경제가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20년 1분기까지 도시 폐쇄와 여행 제한, 공장 폐쇄가 결정되면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어 IMF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6%까지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만약 5.6% 이하로 떨어진다면 1990년(3.9%)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 국무원이 승리 의지를 불태웠던 “두 노선의 전쟁" 중 한 노선이 바로 주요 분야 생산 활동 재개이자 경제 복구였습니다. 바이러스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하자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굳센 의지가 효력을 발휘한 것일까요.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교통량과 탄소 배출, 석유 재고, 소매 판매, 전력 수요 등의 수치를 비교했을 때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보다 이미 60~70%를 회복했다고 합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를 회복할 수 있었던 힘은 역시 든든한 중국의 IT 기업들로부터 나왔습니다.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바이트댄스 등은 원격 업무를 지원하는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및 자사가 보유한 AI 기술을 공유하면서 바이러스 치료 및 경제 복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소수의 대기업 또는 IT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원격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아직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했거나 규모가 큰 대기업도 이렇게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상황을 예상치 못하여 원격 업무 시스템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은 위기에 강하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IMF 외환위기가 일어났을 당시에도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극복해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나라에 재난이 많으면 백성들이 분발하여 국가를 부흥시키고, 일치단결하여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한다(多难兴邦, 共克时难)"

중국인의 민족성은 그 어느 민족보다 강하고 끈끈해서 위기 상황에선 똘똘 뭉치는 특성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국가 재난 상황에서 원격 업무에 필요한 기술력이 충분하고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IT 기업들이 중국 경제의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죠.

이제부터 어느 기업이 자사의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과 AI 기술을 통해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중국 경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두

1월 30일, 바이두는 전 세계 유전자 검측 기관, 방역 기관, 과학연구센터를 위해 자체 개발한 선형 시간 알고리즘 리니어폴드(LinearFold)를 오픈 소스로 공개했습니다.(깃허브에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Ribonucleic acid) 2차 구조 예측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바이러스를 더 잘 이해하고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두는 이미 지난 해 7월에 “LinearFold: Linear-Time Approximate RNA Folding by 5’-to-3’ Dynamic Programming and Beam Search”라는 이름으로 RNA 구조 예측 속도를 높이는 리니어폴드 알고리즘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바이오정보학회인 ‘ISMB 2019’(Intelligent Systems for Molecular Biology)에서 공개되었으며 바이오 권위 매체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에도 수록되었습니다.

<출처: OXFORD ACADEMIC>

리니어폴드를 적용하면 바이러스 구조 예측 시간을 55분에서 27초로 감소시키고 속도를 120배 높이면서 분석 대기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알고리즘에 비해 RNA 서열 분석 방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자랑하는데, 최대 10만 개의 염기서열(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1만~10만 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음)을 한 번에 처리 및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알리바바

알리바바 산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인 알리윈(阿里云)은 1월 29일을 기준으로 AI 연산력을 무료로 개방했습니다. 전 세계 대학병원, 연구기관 등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약물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백신 연구개발에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 대규모 문헌 선별, 슈퍼 컴퓨팅, 과학적 계산 등이 필요합니다. 알리윈은 강력한 AI 연산력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지원하면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단백질 선별 등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알리윈은 글로벌 건강약물연구개발센터 GHDDI와 함께 AI 약물 개발 및 빅데이터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사스(SARS), 메르스(MERS) 등 바이러스에 대한 데이터 추출과 분석물 등 관련 임상 데이터 자원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칭화대학교, 베이징대학교 의과대학 등 6개의 대학 및 GHDDI를 비롯한 3개의 전문 연구기관이 참여했습니다. 

<출처: cnBeta>

또한, 알리바바는 기업고객 수 약 1000만개, 사용자 수 약 2억 명에 달하는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딩톡을 통해 기업고객들에게 무료 재택근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신저 기능은 물론이고 컨퍼런스콜, 화상회의, 파일 스토리지, 온라인 도큐멘트 작성 및 공유 등 재택근무에 필요한 많은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상회의의 경우, 102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별도로 문의를 하면 최대 302명까지 동시에 참여 가능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기간 동안 딩톡의 다운로드 수는 350% 증가했고, 중국 국민 메신저 플랫폼 위챗을 제치고 앱스토어 내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늘어난 원격 업무 수요량에 맞추어 딩톡은 2월 3일, 4일 각각 1만 대의 클라우드 서버를 추가해 쾌적한 업무 환경을 보장했습니다. 

<출처: 딩톡 홈페이지>

딩톡은 25일, 원격 업무에 최적화된 또 사용자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딩톡5.0 바옌카라(巴颜喀拉)’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바옌카라는 중국 문명의 요람 황하의 발원지로, 중국의 4300만 기업 및 조직의 업무 방식을 디지털화 하겠다는 딩톡의 초심과 함께 자연보호 등 공익적 활동에도 노력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 사용자를 보유한 딩톡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제한된 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롭게 개편한 것입니다. 

텐센트

텐센트 역시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위챗워크'를 통해 원격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챗워크에는 19년 말 기준, 250만 기업고객, 6000만 유저 및 2만 천 개의 서드 파티(third party,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메이커나 그 계열 회사 또는 기술 제휴를 하고 있는 기업 이외의 기업)가 참여했고 470만 개가 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위챗워크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500대 기업의 80%가 위챗워크를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출처: 위챗워크 홈페이지>

위챗워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기간 동안 서버 요구량이 10배 증가하고 다운로드 수가 70% 증가했습니다. 이에 일부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였고 화상회의의 경우 최대 300명까지 동시에 참여 가능하다고 합니다. 

위챗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메신저 플랫폼 위챗과 손쉽게 연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챗에는 1,700만 개의 공식 계정(17년 기준), 100만 개가 넘는 미니프로그램이 있으며 이런 다양한 채널을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 관리 방면에서 위챗워크가 다른 업무용 메신저 플랫폼보다 훨씬 우월함을 의미하는 것이죠.

또한, 텐센트 클라우드는 2월 12일부터 3월 31일까지 자사 클라우드에 등록하는 기업들에게 평균 3개월치의 클라우드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국무원이 따로 지정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3개월 연장해주기로 했으며, 한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최고 혜택은 50만 위안 정도가 될 것이라 합니다.

화웨이(华为)

화웨이는 5G 기술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위링크(WeLink)’를 통해 원격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방역 기간 동안 DAU는 100만을 넘었고 업무 데이터 수요량은 50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출처: 砍柴网>

딩톡, 위챗워크가 타겟으로 삼은 기업보단 뛰어난 보안 실력을 자랑하는 위링크는 정부, 병원, 학교, 은행 등의 기관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국 TOP 20 병원 중 17곳이, 중국의 명문대 ‘985대학’ 리스트에 선정된 39개 대학 중 37개에서, 500개의 각 성 정부기관이 위링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 이용 대상이 정부 기관이나 학교 등이지만 기업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리 없습니다. 인원 1000명 이하인 기업에게는 모든 기능을 무료로 개방하고 기타 기업에는  100명이 동시 참석할 수 있는 화상회의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사회적 책임 의식을 보여주었죠.

바이트댄스(字节跳动)

바이트댄스는 기업용 메신저 플랫폼 ‘페이슈(飞书)’를 통해 원격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페이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여 ‘온라인 오피스' 기능을 출시했고 업무 일정 관리, 온라인 도큐멘트, 화상회의 등 기능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화상회의의 경우 최대 100명이 동시에 참여 가능하다고 합니다. 페이슈의 경우 화상회의는 단독 앱으로 분리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페이슈 홈페이지>

페이슈는 24일, 온라인 오피스 기능을 비롯한 모든 기타 기능을 전국의 모든 기업 및 조직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딩톡이나 위챗 워크와 비교했을 때 규모나 기술력에서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가의 정상적 운영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플랫폼 기능을 전격 오픈한 것입니다. 페이슈 역시 딩톡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기간 동안 다운로드 수가 350% 증가했습니다. 

또한, 최근 소식에 의하면 확실하진 않지만 빠르면 3월 내에 ‘페이슈도크(飞书文档)‘라는 단독 앱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페이슈도크는 구글의 G SUITE를 롤모델로 삼은 것으로 공유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캘린더 등의 기능을 지원합니다. 따라서 문서 자동 저장, 공유, 동시 편집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페이슈 책임자의 말에 따르면, 페이슈도크 단독 앱 출시는 중대한 개혁이라고 할만한 정도는 아니고 단지 페이슈에 내재된 기능을 분리, 통합하는 정도라 합니다. 또 단독 앱 출시도 확실하지 않다고 하네요. 

중국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점점 통제되고 있고 경제 복구에도 한창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물론, 상황이 호전되자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도 보여서 안타깝지만 여기선 논의하지 않기로 하죠... 어쨌거나 중국을 지나 세계를 공포에 질리게 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IT 기업들의 기술력과 사회적 책임 의식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만 IT 기업에게 있어서 이번 재난 상황은 본인들의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된 셈입니다. 

한국도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자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IT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원격 업무 솔루션을 제공하고 코로나 지도 앱, 마스크 입고 앱 등을 만들며 정부,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분야를 공부하면서도 기술력이 현재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이번 아픔을 통해 디지털과 AI 기술의 파워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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