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사 인공지능 봇 등장 feat. 코로나 바이러스 후유증

이번에 흥미로운 중국 정부의 정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중국 국가질병예방본부가 1월에 발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염 긴급 심리위기 행동개입 지도원칙(关于新型冠状病毒感染的肺炎疫情紧急心理危机干预指导原则的通知)>입니다. 주 목적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 안정, 나아가 사회 안정을 위한 것입니다.

타겟 대상은 총 4단계로 분류했습니다.

1단계: 병원 입원 환자, 의료인
2단계: 자가격리 환자, 유증상자
3단계: 1, 2단계 사람들의 가족, 친구, 회사 동료
4단계: 일반 대중

더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정책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입니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24시간 매일 심리 및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죠. 대표적인 케이스로 중국 기업 롄신(连信科技)과 핑안커지(平安科技)를 소개하겠습니다.

롄신

항저우에 위치한 롄신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파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은 우한 사람들의 심리를 치유해준다는 목적으로 “온라인 스마트 심리 서비스봇”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으로는 게임, 코로나 정보 알림이, 심리 측정, 심리 도움 핫라인, 온라인 심리 컨설팅 등이 있습니다.

<출처: 浙江新闻>

롄신의 스마트 심리 서비스봇은 1월 20일부터 운영되어 약 40만 우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사용자 중 남성 비율은 67%이며,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46.6%, 30대가 34%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용자들의 심리 안정에 실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지만 롄신이 심리 치료 분야에 있어서 베테랑 기업이라는 사실은 서비스 퀄리티를 예상해볼 수 있게 합니다.

본래 롄신은 스마트봇을 활용한 대화, 심리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스마트봇은 이성친구와 이별한 고통, 자식 교육에 대한 부모의 불안감 등 약 150개 다양한 상황을 반복 학습하고 사용자의 말, 기분에 따라 적절한 대화를 진행합니다. 이로써 본인의 심정, 고민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현대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치유받기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또한, 롄신의 서비스 봇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3월 18일, 중국 국무원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심리 소통 업무 방안>을 발표하며 일선 근무자의 심리 안정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국무원 조치에 따라, 위항구(余杭区) 보건당국은 롄신의 스마트 심리 서비스봇을 커스터마이징하여 의료인 전문 심리 서비스봇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기본적 기능은 동일하되 의료 업무 효용을 높이기 위한 지식사전 및 지침서 등을 추가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항구 보건당국의 이러한 서비스는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용자가 천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 공안(公安)들을 위한 전문 심리 서비스봇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입니다.

핑안커지

핑안커지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 미니프로그램 서비스 “핑허마인드풀니스(平荷正念)”를 출시했습니다. 마인드풀니스란 본래 불교 용어인 사띠(sati)를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쉽게 말해 현재에 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마음을 잘 운용하자는 개념입니다. 명상, 깨달음, 심리 치료 등의 분야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법론입니다.

핑허마인드풀니스는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릴렉스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마인드풀니스 명상이란 기능은 5분 이내의 호흡법 등의 명상 훈련 과정과 명상 음악을 제공합니다. 놀랍게도 마인드풀니스 명상에 사용되는 음악은 모두 인공지능이 편곡한 것이라고 합니다. 핑안커지의 인공지능이 다양한 주제에 따라, 다양한 악기 연주를 활용하여 명상 훈련에 적절한 음악을 창작한 것입니다. 마인드풀니스 명상은 신체 스캔 기능도 제공하여 사용자의 명상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으로부터 적절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핑안마인드풀니스는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확인합니다. 사용자가 몇 십초 동안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누르고 있으면 심장박동수, 활력 지수, 피로 지수, 스트레스 지수 등의 수치 데이터를 보여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식사, 수면, 운동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개인 맞춤형 관리를 실시합니다. 건강 관련 인식, 분석, 훈련, 관리 등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하나의 미니프로그램에서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처: 砍柴网>

자국 국민들의 심리 건강까지 하나의 정책을 통해 잘 관리하려는 중국 정부의 세밀함에 놀랐습니다. 이는 사회적 안정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최대한 부정적인 영향 없이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이런 정책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모습에도 놀랐습니다. 단순 물자 공급이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심리 및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창의성이 돋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