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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한국

NLP, NLU, AI 어시스턴트, AI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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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이하 NLP)는 2020년 AI 분야에서 트랜드가 될 기술입니다. 사실 NLP는 이전부터 개발되어 와서 2020년에 트랜드가 될 기술이라고 하면 조금 어색할 수도 있죠. 하지만 NLP는 이전보다 수요량이 늘었고 수준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사람의 언어를 읽고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심지어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정도까지 말입니다. 그래서 NLP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NLU(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죠.  

<출처: Neuro-Linguistic Programming  (ilustrasi)>

IT 기업이라면 하나씩 가지고 있는 상품 AI 스피커 역시 NLP와 NLU를 기반으로 하며 사람의 질문에 얼마나 잘 대답할 것인지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도 많은 AI 스피커가 출시되고 있어 기업별로 한 번 쭉 정리해보았습니다. 

1. 카카오미니(카카오) / 2. 누구(SK) / 3. 갤럭시 홈 미니(삼성) / 4. 엑스붐 AI Think Q(LG) / 5. 클로바(네이버) / 6. 에코(아마존) / 7. 구글홈 AI 스피커(구글) / 8. Mi AI 스피커(샤오미) / 9. 샤오두(바이두) / 10. Tmall Genie(알리바바) / 11. Sound X(화웨이) / 12. 고래자리 AI 스피커 C1(징둥)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IT 기업들은 거의 모두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어시스턴트 코타나가 있지만 스피커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다. 

AI 어시스턴트나 스피커나 IT 기업마다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하다고 봅니다. 사람이 요청한 사항을 잘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과 대화를 하고, 사람을 위로해주고... 결국 친구가 되는 것이죠. 영화 '그녀(HER)'를 한 번 보시면 제가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날씨 어때?", "에어콘 켜줘", "불 좀 꺼줘", "10분 후에 깨워줘", "책을 읽어줘" 등등의 요청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각 장애인에게 반드시 필수인 기능이죠. 하지만 사람을 위로해주는 친구 혹은 자식의 역할을 하는 AI 어시스턴트, AI 스피커... 어떠세요? 저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이전보다 많이 망가졌습니다. 이런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채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해준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AI 어시스턴트나 스피커가 과연 올바른 해결 방법인지 의문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근본적 문제를 AI 어시스턴트, 스피커로 가리는 꼴이 아닐까요? 정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필요없는 것일까요? 

NLP와 NLU와 관련된 TED영상, 각종 학회, 각 기업들의 홍보 영상을 보면 항상 똑같이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제는 컴퓨터가 당신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대화를 하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기분은 어떠한지, 스트레스는 어떤지... 시키는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AI라는 친구가 생기는 것입니다!" 

영화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OS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죠. 테오도르는 인간관계에 서투른 사람입니다. 현실세계에서 상처받고, 점차 용기를 잃고,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을 꺼려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테오도르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물론, 별거하고 있었지만 말이죠... 

<출처: 영화 HER>

사람과의 접촉을 꺼려하고 집밖으로 나서지 않는 사람이나 독거노인에게 AI가 친구가 된다는 것... 얼핏 듣기에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또 위로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을 인정하게 되는 셈입니다. 테오도르가 말한 것처럼, 사만다가 진짜 사람이든, 한낱 소프트웨어에 불과한 존재이든 그들에게는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본인을 이렇게까지 이해해주고 위해주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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