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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활동들/취업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인턴 수료 생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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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공지사항에도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저는 올해 2월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인턴 업무를 맡았고 지난 8월 31일을 기준으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개월 수로 따지면 약 7개월인데, 1년 동안 인턴 생활을 하는 분들과 비교해선 적지만 그래도 꽤나 오래 한 것 같네요. 7개월이 누군가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도, 누군가에겐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기간을 떠나 단지 많은 것을 배웠다는 느낌뿐입니다. 오늘은 제가 인턴 생활을 하며 깨달았던 것들, 배운 것들, 다짐했던 것들을 여러분들께, 또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공유하려고 합니다. 생애 첫 인턴을 긴장감과 함께 시작하고, 후련한 마음으로 마치게 되었는데 이 생생한 느낌을 나중에 잃고 싶지 않아서요^^

다만, 본 글은 다른 블로그처럼 서류 통과 기준, 면접 후기 등은 다루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래도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카카오 계열사에서 일을 하며 감탄했고 동시에 안타깝게 생각했고, 신기했고 동시에 후회했던 순간을 주로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비밀 댓글로 연락해 주셔도 됩니다~

 


 

저는 올해 2월에 인턴을 도전하지 않았다면 올해 5학년(?), 즉 초과 학기로 1년을 더 학업 생활을 해서 졸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인문데이터과학'이라는 연계전공을 택했고,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어 막 걸음마를 뗀 상태라 당연히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뉴스에선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외쳤고, 문과 학생들 역시 컴퓨터 공부에 관심을 가지며 부전공, 연계전공, 연합전공 형태로 이쪽 진로로 들어섰죠. CS나 전기전자, 또는 통계학 등 이공대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이란 세계적 붐이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본인들의 주 영역이고 익숙하던 것들이라 더욱 반가울까요? 문과 출신인 저에게는 컴퓨터 공부가 막연하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공부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 분야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어디까지 코딩을 해봐야 하는지, 공대 출신의 개발자와 비교했을 때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죠. 저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도 막 인공지능 붐이 일어났고, 이에 대한 준비가 덜 된 상태였거든요. 지금도 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만... 

결론적으로 학교에서 잠시 벗어나 현업에 들어가 실질적 업무를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개발자로서의 길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고 그나마 IT 회사에 들어간다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개발자의 하루 일과도 엿볼 수 있고, 회사가 주력하는 기술,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한 부서에서 인턴 공고가 뜨자마자 바로 지원하게 된 것이죠. 

<출처: pixabay>

운이 좋게도 서류와 면접이 잘 통과되었고 합격 소식이 있은지 일주일 뒤부터 출근을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다른 회사에서는 경험하지도 못할 다방면의 업무를 인턴이지만 책임 있게 수행했고, 해당 부서에서도 제 의견을 존중해 줬습니다. 이전부터 생각한 인턴의 모습은 하라는 일만 기계처럼 하는 것이었는데, 이 선입견이 완전히 부서진 것이죠. 이때부터 조금씩 욕심을 내서 의견도 자주 내고, 때로는 불만도 내비치며 젊은 나이에 어울리게(?) 열정을 쏟아부었습니다. 퇴근을 하고도 회사 일을 한 적도 많고, 주말에도 업무 생각을 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린 적도 있답니다. 평소에는 퇴근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코딩 공부를 지속했죠...

언제나 회사에 출근하면 개발자들에게 관심이 갔습니다. 미친놈처럼 보이겠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성격인지, 행동이 어떤 스타일인지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제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죠. 앞으로의 인공지능 발전 모습, 한국의 인공지능 인재 교육, 사람과 인공지능의 올바른 상호작용, 인공지능 책임과 윤리 등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것이라고, 일반 사람들이 내놓는 답과 다른 차원의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 개발자들이 제가 생각했던 이상적 모습에 부합했는지는 여러분들 스스로 추측해보시길 바랍니다. 일반화의 오류는 참 무서운 것이기에 구체적인 코멘트를 남기지 않겠습니다. 

긍정적인 부분만 말씀드리자면 인턴을 하면서 다짐했던 것이 있습니다. 개발 공부를 하며 단순히 타자를 치는 "코더"가 될 것이 아니라, 더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책임 있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죠. 문과 출신에게는 개발 분야에서 분명히 한계가 존재할 것이고, 이공대생과 달리 문과만이 돋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어 슬프지만, 또 한국 사회에서 그것을 필요로 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매일 인공지능과 관련된 전 세계 소식(영어, 중국어)을 보고 번역하며, 독서 스터디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활동이 도움이 될까 수도 없이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개발 지식도 부족하면서 인공지능 관련 소식을 보는 것이 무슨 의의가 있을까, 개발 경험도 적은데 독서를 하며 토론하는 것이 겉핥기 식의 공부가 아닐까 하면서요. 하지만 인턴 경험을 통해 확실히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공부들이며, 생각보다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보는 눈이 넓었고, 생각하는 깊이도 차이가 났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어디까지나 제 생각 ㅎㅎ) 글을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계속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이미 만족해서 빨리 포스팅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단어 하나의 의미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특히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경우 생기는 모호함을 지나치기 힘들었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나오는 글이라면, 완벽해야 하고 다른 회사들의 모범이 될 자격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거든요... 

물론, 현직에 계신 분들은 모두 저보다 경험도 많고 지식도 뛰어나신 분들입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을 것이고, 무지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정말 허우적대느라 현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것이었다면, 시간이 지나 이전에 들었던 생각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복학을 하고 수업을 들으며 소요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이를 전달하고 싶은데 힘이 없는 스스로의 상황도 안타까웠습니다. 이를 통해,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한국에서 부족한 교육이 무엇인지도 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출처: pixabay>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제부터 제가 한 업무에 대해 조금 소개를 하자면, 리스트를 세워도 10가지는 족히 넘을 것 같아 일일이 이야기 못합니다 ㅠㅠ 큰 꼭지만 기억을 더듬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개발과 관련된 일은 전혀 없었고 주로 경쟁사 리서치, 보고서 작성, 블로그 포스팅 검수, GA(Google Analytics) 분석, 검색 최적화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사실 경쟁사 리서치는 제가 계속 해오던 일(인공지능 트렌드 파악)과 비슷해서 흥미로운 동시에 자신도 있었죠.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해 중국 사이트를 통해 리서치한 사례가 없었고 제가 처음이라 나름 자부심도 있었지만, 인턴이 첫 케이스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보고서 작성이나 블로그 포스팅 검수 역시 저에게 익숙한 업무 내용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물론 추구하는 방향이 부서나 회사와 맞지 않은 경우가 있어 속으로 궁시렁댔지만 이를 잘 넘기고 대처하는 것도 좋은 사회생활이었죠.

블로그 포스팅 검수의 경우, 기술 내용이라 포스팅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무리였습니다. 문장 구성이나 비문, 오탈자 등은 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확인했지만 기술적 내용을 검수하는 것은 불가능했죠. 그래도 개발자가 작성한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기술 부분에 있어서도 오류 발생 여부를 파악하려고 노력한 것이 교과서로 할 수 없는 실질적 공부였답니다.  

GA 분석이나 검색 최적화 관리는 회사에서 처음 시도해본 것들이었습니다. GA는 현재 운영하는 티스토리에 플러그인으로 이미 설정한 상태이지만 들어가서 잘 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부서 특성상 GA 분석이 필요했고, 이를 제가 담당하게 되면서 스터디를 함께 하면서 분석했고 결과 보고서도 작성했습니다. 최대한 인사이트를 뽑아낸다고 했는데, 결과가 초반에 생각했던 만큼 좋게 나오지 않아서(데이터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석할 데이터가 쌓여야 말이죠..ㅋ) 조금 아쉽긴 하네요. 검색 최적화 관리는 구글 서치 콘솔, 네이버 웹마스터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노출 빈도를 높이고, 검색 유입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이트를 등록하고, rss나 사이트맵을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검색 최적화 관리라는 말만 거창하지 실제로 했던 작업은 간단했습니다. 

<출처: pixabay>

부서 업무를 하면서 이전에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고, 또 학교에서 계속 기술 공부에 치중해왔다면 서비스, UX 측면도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비스 기획이나 UX가 생각보다 친숙했고, 아무래도 기술 자체를 공부할 때보다는 이해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기술력보다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유명하다 보니 이쪽에 훌륭한 전문가들이 많이 분포해 있었습니다. 어쨌든 미래에 걸어갈 커리어 방향에 대한 고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던 것 같아요. 

글을 두서없이 써 내려간 것 같습니다. 사람은 그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기억을 미화한다고 하죠. 저는 그 미화가 저에게 독이 될 것 같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직접적인 불만이나 평가는 공개된 플랫폼이다 보니 자제해야겠죠.(솔직한 의견 원하시면 연락 주시길...)

인턴 생활을 하며 내가 다짐했던 것들, 반드시 더욱 깊이 공부해서 나중에 그들을 설득할 것이라는 큰 의지를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도 제가 가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 공부 방향이 편향되지는 않았는지 매일 고민하며 학업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소식을 둘러보고 자료를 살펴보며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려 합니다. 큰 그림을 보고 먼 미래를 보며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이상 개발새발 인턴 수료 생생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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